미세공격 (직장 내 차별, 번아웃, 조직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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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직장에서 받은 상처의 원인을 정확히 몰랐습니다. 누군가 대놓고 욕을 한 것도 아니고, 공식적으로 불이익을 받은 것도 아닌데 퇴근하고 나면 이상하게 기분이 찝찝하고 에너지가 빠져있는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미세공격(microaggression)이었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미세공격 주의보 미세공격이란 무엇인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봤습니다 미세공격(microaggression)이란 뺨을 때리듯 명확하게 드러나는 폭력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조용하고 은밀하게 상대를 찌르는 언어적·비언어적 공격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뭐 그게 그렇게 큰 문제야?" 싶을 정도로 사소해 보이지만, 반복될수록 당하는 사람의 심리를 서서히 갉아먹는 방식입니다. 처음 이 개념을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에이, 그게 뭐라고'라는 반응이 먼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직장 내 갈등이라 하면 언성을 높여 싸우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거나,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것을 떠올립니다. 그런 굵직한 사건들에 비하면 미세공격은 너무 지엽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책을 중반쯤 넘겼을 때 제가 경험했던 장면들이 하나씩 겹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인사처럼 건네는 말인데 어딘가 날이 서있던 동료의 한마디. 회의 중에 제 의견이 묵살되는 것 같던 분위기.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것 같은데 듣는 순간 기분이 확 나빠지던 선배의 말. 이것들이 모두 미세공격의 범주 안에 있었습니다. 번아웃(burnout)이란 과도한 업무나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된 상태를 말합니다. 직장인들이 번아웃을 겪는 이유를 흔히 과중한 업무량으로만 설명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업무가 힘들어서가 아니라 이 알 수 없는 찝찝함이 쌓여서 탈진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직장 내 차별,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였습니다 저는 직장을 여러 번 옮겨 본 사람입니다. 경력직 입사자로서 새로운 조직에 들어갈 때마다...

상실의 시대 (삼각관계, 상실, 섹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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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든 도서관이든, 꽤 오래전부터 책꽂이 어딘가에 꽂혀 있던 소설이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한국판 제목으로는 상실의 시대입니다. 제목은 알고 있었지만 제가 직접 펼쳐 읽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읽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솔직히 말하면 당혹감이었는데, 다시 읽고 나서는 그 당혹감이 오히려 이 소설의 핵심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상실의 시대 삼각관계, 단순한 연애 구도가 아닙니다 이 소설을 두고 흔히 "그저 섹스가 많이 나오는 연애 소설"이라는 평이 돌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 읽었을 때 그런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친구에게 줄거리를 이야기했더니 "야설 아니야?"라는 말이 돌아왔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두 번째로 펼쳤을 때,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삼각관계(三角關係)의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삼각관계란 세 인물이 서로 감정적으로 얽혀 있는 관계 구도를 말하는데, 이 소설에서는 그게 단순히 '두 여자와 한 남자' 수준이 아닙니다. 소설 초반의 삼각형은 와타나베, 나오코, 기즈키로 구성됩니다. 기즈키는 이미 죽었지만 기억이라는 형태로 삼각형의 한 꼭짓점을 유지합니다. 나오코는 기즈키의 죽음이라는 상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와타나베와의 관계를 이어갑니다. 이 삼각형은 서서히 와타나베, 나오코, 미도리의 구도로 무게 중심이 이동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나오코와 미도리가 작중에서 단 한 번도 직접 만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와타나베라는 매개변수(媒介變數)를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줍니다. 매개변수란 두 대상이 직접 연결되지 않고 제3의 요소를 통해 관계를 맺는 방식을 뜻합니다. 와타나베의 편지 속에서 미도리의 존재를 알게 된 나오코의 병세가 심해지는 서사 흐름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나오코와 미도리의 차이는 상실을 대하는 방식에서 갈립니다. 나오코는 기즈키에 대한 기억을 놓지 못하고 무너집니다. 반면 미도리는 아버지를 잃은 뒤 그 상실을 안고 살아가기로 선택합니다....

숫자는 거짓말 안 한다 (브렉시트, 재생에너지, 삼중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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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숫자'보다 '느낌'을 더 믿었습니다. 물가가 3% 올랐다는 통계보다, 마트에서 계산할 때 느끼는 체감이 훨씬 실감났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느낌'이 얼마나 자주 틀리는지를 깨달았습니다. 바츨라프 스밀의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는 그 틀림의 구조를 데이터로 조목조목 짚어주는 책입니다. 브렉시트부터 재생에너지, 단열 성능까지, 우리가 막연히 믿어온 것들이 실제 수치 앞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브렉시트, 숫자보다 감정이 이긴 날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을 때, 저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불리하다는 분석이 차고 넘쳤는데도 투표 결과는 달랐습니다. 책에서는 그 이유를 숫자로 설명합니다. 영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고, 제조업 비중은 급감했으며, 1인당 GDP(국내총생산)도 아일랜드 평균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GDP란 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총가치를 뜻하는 지표로, 국가 경제력을 가늠하는 핵심 수치입니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숫자보다 분노를 선택했습니다. "우리 버스에 써붙인 약속"이 데이터보다 더 강하게 작용한 셈입니다. 책에서는 이를 두고 "잘못된 주장으로 순간적인 자부심을 줄 수 있어도, 덧없는 구호로 현실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장면이 비단 영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내 선거 때마다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지켜봐 왔으니까요. 민주주의 투표가 반드시 합리적 결과를 낳지 않는다는 것, 그 방증을 브렉시트는 아주 선명하게 남겼습니다. 이후 영국 경제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는 영국 국가통계청(ONS) 의 GDP 추이 데이터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의 역설, 텀블러와 에코백이 떠올랐습니다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이 '친환경'이라는 인식은 이제 거의 상식처럼 ...

빅데이터의 진실 (구글 검색, 거짓말, 데이터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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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람들이 설문조사에서 밝히는 내용과 실제 검색어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존재합니다. 제가 5년 전 데이터사이언스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서 처음 접한 이 현상은, 수만 건의 데이터셋을 정렬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답변을 내놓지만, 검색창 앞에서는 가장 솔직한 자신을 드러낸다는 사실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 구글 검색 데이터가 드러낸 인간의 이중성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가 구글 트렌드 데이터를 분석하며 발견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의 실체였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설문조사에서조차 익명성이 보장되는데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답변을 선택하는 심리적 경향을 의미합니다. 제 경험상 국비교육 과정에서 다룬 데이터셋은 기껏해야 수십만 건 수준이었지만, 구글이 보유한 검색 데이터는 그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합니다. 실제로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사람들은 토요일 밤마다 화려한 파티 사진을 올리지만, 넷플릭스 시청 데이터는 대부분이 집에서 혼자 드라마를 몰아보고 있다는 진실을 보여줍니다. 저 역시 제 검색 기록을 누군가 본다면 매우 불편할 것입니다. 키보드를 수집하던 시절의 쇼핑 목록, 자전거 유지관리 팁을 찾던 검색 기록까지는 괜찮지만, 개인적인 고민이나 은밀한 검색어들은 제 전화기에서조차 즉시 삭제하곤 합니다. 암묵적 연상 검사(implicit-association test)는 이러한 무의식적 편견을 측정하는 도구입니다. 이 검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 인종의 얼굴과 긍정적 단어를 연결할 때 몇 밀리 초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의식적으로 부정하는 편견이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데이터는 우리가 스스로에게조차 하는 거짓말을 숫자로 드러냅니다( 출처: 하버드대 암묵적 편견 프로젝트 ). 빅데이...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사노 요코, 에세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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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열심히'라는 단어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으니까요. 그런데 사노 요코라는 일본 작가가 쓴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뭔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과거형도 미래형도 아닌, 그냥 현재형으로 '나는 지금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이 할머니는 대체 누구일까요.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사노 요코, 열심히 살았지만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 사노 요코는 일본의 그림동화 작가입니다. 그녀가 쓴 책 중 우리나라에 번역된 것만 해도 열 권이 훌쩍 넘는다고 하니, 결코 게으른 삶을 산 사람은 아닙니다. <백만 번 산 고양이>, <내 친구 모모> 같은 동화책부터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같은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까지 다양한 작품을 냈고, 연애도 여러 번, 결혼도 두 번, 이혼도 두 번 했다고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솔직히 기대가 컸습니다.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제목이 주는 통쾌함 때문이었죠.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느리고,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지는 내용이었습니다. 정말 쓸데없는 얘기들을 자세히도 적어놓았더군요. 자신의 과거 일상, 이불 속에서 보낸 시간, 한류 드라마에 빠져 지낸 병원 생활까지.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평범하고 사소한 이야기들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이런 내용 자체가 '열심히 살지 않는 생활'을 표현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요. 성공이나 성취가 아닌, 그냥 하루하루를 있는 그대로 사는 모습. 거창한 목표나 계획 없이 커튼을 발가락으로 젖히고, 이불 속에 파고들어 시간을 보내는 일상. 그게 바로 열심히 하지 않는 삶의 모습이었던 겁니다....

기분리셋으로 생산성 올리기 (놀이, 에너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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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도 처음엔 '기분이 좋으면 일을 더 잘한다'는 말이 그저 이상론처럼 들렸습니다. 현실은 마감에 쫓기고,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무슨 여유냐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지난 몇 년간 제 업무 패턴을 돌이켜보니, 정말 기분이 좋았던 날엔 어렵던 문제가 술술 풀렸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의사 출신 유튜버 알리 압달이 쓴 '기분리셋'은 바로 이 지점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실천 가능한 방법까지 제시한 책입니다. 기분리셋 놀이처럼 접근하면 진지함이라는 족쇄가 풀립니다 저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진지함과 부담감 때문에 첫 발을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완벽하게 해야 해', '실패하면 안 돼'라는 생각이 저를 꽁꽁 묶어뒀죠. 그런데 알리 압달은 책에서 '진지함이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진지함(Seriousness)이란 일을 무겁고 엄숙하게 대하는 태도를 뜻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창의성과 유연성을 막는다는 겁니다. 책에서는 일을 '놀이(Play)'처럼 접근하라고 제안합니다. 놀이란 결과보다 과정 자체를 즐기는 활동을 의미하며, 실패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합니다. 실제로 게임을 할 때를 떠올려보면,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며 몰입합니다. 저는 이 개념을 글쓰기에 적용해봤는데, '완벽한 문장'을 쓰려는 부담을 내려놓고 '일단 써보자'는 마음으로 접근하니 훨씬 수월하게 초고가 나왔습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진지함과 완벽주의에 사로잡히면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됩니다. 저자는 이를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의 저하라고 설명하는데, 이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놀이처럼 접근하면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받아들이게 되고...

강인함의 힘 (진짜 자신감, 통제감, 감정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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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40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제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솔직히 제가 강한 사람인지, 약한 사람인지도 명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스티브 매그니스가 쓴 '강인함의 힘(Do Hard Things)'을 읽으면서, 제가 30대에 겪었던 어두운 시기가 왜 필요했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됐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믿어왔던 '악착같이 버티는 것'이 진짜 강인함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면으로 일깨워줍니다. 강인함의 힘 가짜 강인함에서 벗어나기: 진짜 자신감의 출발점 제 20대 초반을 돌이켜보면 부끄러운 기억들이 많습니다. 저는 허세로 가득 찬 사람이었고, 조금의 권위의식까지 섞인 '강인한 척'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회사에서 후배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완벽하지 않으면 스스로를 자책했습니다. 이런 태도가 강인함이라고 착각했던 거죠. 매그니스는 이런 태도를 '가짜 강인함(false toughness)'이라고 정의합니다( 출처: Steve Magness ). 가짜 강인함이란 타인의 평가를 두려워하면서도 겉으로는 강한 척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버티는 태도를 말합니다. 저는 이 개념을 읽는 순간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해왔던 모든 것이 가짜였다는 걸 인정해야 했으니까요. 진짜 자신감(authentic confidence)은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제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저는 30대 초중반에 아무 할 일이 없던 시기를 보내면서, 매일 1시간씩 동네를 걸으며 멍하니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제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책에서는 진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한 핵심 원칙을 제시합니다. 허세를 벗고 현실을 직면하라 - 나의 실제 역량과 한계를 인정하는 것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 번아웃, 피로, 불안 같은 신호를 무시하지...